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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창백한 푸른 점

1977년 미국은 태양계의 외행성 탐사를 목적으로 보이저호를 발사했다. 그동안 보이저 1호는 45년을 날아서 태양계를 막 빠져나가 성간 여행에 진입했다. 반백 년이나 걸려서야 겨우 태양계 끝에 도달한 보이저호는 지금은 지구가 속한 태양이라는 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을 향해 계속 날고 있다.     그동안은 태양계 내부 여행이었지만 이제부터는 별과 별 사이의 여행에 접어든 것이다. 우주선을 실은 로켓을 발사할 때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보통 두 대를 연이어 발사하는데 보이저 계획도 2호가 먼저 발사되고 보름 후에 1호가 발사되었는데 다행히 두 대 모두 현재 성간을 날고 있다.   우리 지구가 속한 별은 태양이다. 그리고 우리의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프록시마 센타우리라는 별이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연료 고갈로 연락이 끊어진 상태의 보이저호가 공기 저항이 없는 별 사이를 계속 날아서 1만 6700년 후에는 드디어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영향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만약 그 순간을 위해 아껴두었던 연료가 있어서 잘 도착했다고 소식을 보낸다면, 무전은 빛의 속도와 같으니까 다시 4년 반이 걸려서 우리의 후손에게 도착할 것이다. 우리의 별인 태양과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의 거리가 4.5광년이니까 빛의 속도로 4년 반이 걸린다는 말이다.     태양이 속한 은하수 은하에는 태양이나 프록시마 센타우리와 같은 별이 수천억 개나 널려 있다. 그런 천문학적인 숫자의 별들이 모인 은하가 또 수천억 개가 모여서 비로소 우주를 이룬다. 그러므로 우주에 산재한 별의 총수는 수천억 곱하기 수천억으로 지구상의 모래 알갱이보다 많다. 지구는 그런 별 중 하나인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에 지나지 않으며, 그 위에 77억 인생이 저마다 길흉화복을 절절히 느끼며 바글거리고 산다.   항해를 계속하던 보이저 1호는 1990년 해왕성을 지날 무렵 지구를 향해 찍은 사진을 전송했다. 지구에서 약 61억km 떨어진 곳에서 본 지구의 모습은 마치 암흑 속의 한 점에 불과했다. 우리의 별인 태양계조차 벗어나지 못한 곳에서 본 지구는 보이저 항해를 기획한 칼 세이건의 표현에 따르면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았다. 영화 콘택트의 원작자인 칼 세이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지구는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주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망상은 저 창백한 파란 불빛 하나만 봐도 그 근거를 잃습니다. 하지만 저곳이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중략)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구는 생명을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인류가 이주할 수 있는 행성은 없습니다. 잠깐 방문을 할 수 있는 행성은 있겠지만, 정착할 수 있는 곳은 아직 없습니다. 좋든 싫든 인류는 당분간 지구에서 버텨야 합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면 겸손해지고, 인격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인류가 느끼는 자만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멀리서 보여주는 이 사진입니다. 제게 이 사진은 우리가 서로를 더 배려해야 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삶의 터전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대한 강조입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창백 태양계 내부 보이저호가 공기 프록시마 센타우리

2022-07-08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여행

불과 몇 백 년 전까지도 우리가 사는 이 땅은 편평하고, 그 끝이 낭떠러지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하늘은 마치 사발을 엎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그 둥근 면을 따라 태양과 달, 그리고 온갖 천체가 운행한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하여 우주의 기원은 물론 그 구조까지 거의 밝혀졌다. 우리는 우주가 너무 광대하므로 도저히 그 끝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몇 백 년 전에 이 땅이 너무 넓어서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처럼.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연료를 태워서 빛의 속도를 내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설사 빛과 같은 속도로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몇만 년, 몇억 년씩 걸리는 우주여행은 사실상 이래도 저래도 불가능하다.     120년 전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여 시간의 개념을 새로 정리했다. 그 후 시공에 중력을 포함해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발전시켰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움직이는 속도에 의해 시간이 달라지고,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휘고 시차가 생긴다는 사실을 수학 공식을 이용해서 증명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주변에 익숙해서 그것을 기준으로 하여 크기, 무게, 부피, 속도 등을 구했다. 한 뼘, 한 발짝, 한 아름처럼 우리 신체의 일부를 측정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고, 말이 끄는 힘을 기준으로 탈 것의 동력 단위로 쓰기도 했다. 산이나 바다처럼 눈 앞에 펼쳐진 대자연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였다.     그러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우리는 며칠씩 가야 하는 거리를 단 몇 시간에 갈 수 있게 되더니, 급기야 우주 공간을 여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군다나 천체물리학의 발달은 우리가 기존 사용하던 단위를 훌쩍 넘어버렸다. 시속 800km는 감이 잡히는데, 시속 30만km라고 하면 굉장히 빠르다는 생각이 들 뿐 체감할 수 있는 속도는 아니다.     우리 은하에 태양과 같은 별이 약 2천억 개에서 4천억 개나 된다고 하는데 참 많다고 하는 생각이 들지 그것이 얼마나 많은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게다가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가 이 우주에는 또 2천억에서 4천억 개 정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엄청난 숫자를 가리켜 '천문학적 숫자'라고 한다.   우리는 빛의 속도로 1년을 가는 거리를 1광년이라고 정했다. 빛이 1년 간다면 도대체 얼마나 먼 거리일까?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은 약 8분 후에 지구에 도착한다. 그리고 15시간 후에야 태양계가 끝나는 경계에 이른다. 태양의 자기장은 대체로 그곳까지 영향을 미친다.     1977년에 지구를 떠난 보이저 1호는 최근에 태양계의 끝을 지났다. 빛이 약 17시간을 가야 하는 거리로, 우리 인류가 만든 탈 것 중 가장 먼 거리를 여행한 것이다. 태양계 가장 외곽인 오르트 구름까지는 1광년이 걸리는데 태양의 중력이 대체로 거기까지 미친다. 계속 3광년을 더 가면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알파성에 도착하게 된다.     태양과 프록시마 센타우리 알파성을 포함한 우리 은하는 그 지름이 10만 광년 정도 된다고 추측하고, 그런 은하 수천억 개 정도가 모여서 비로소 우주가 된다.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에서 실제로 관측 가능한 부분의 지름은 약 930억 광년이라고 한다. 과연 이것이 끝일까?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여행 우주 여행 우주 공간 프록시마 센타우리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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